내가 오늘같이 또 다시 우울에 잠겨 홀로 허우적거릴때면 그리 가쁘지않음에도 내 숨은 나를 집어삼켜 작은 심장박동까지 나의 귓가를 파고들어 숨을 차오르게 만들었다. 작게 뛰는 심장 위로, 울컥이는 목구멍의 우울감이 끝없이 차오르지만 그 끝에서 막혀 터져 나오지 않았다. 비져나올듯 나를 옥죄면서도 터지지 않는 그 감정들은 나를 짓누른다. 새벽, 아무것도 보이지않는 그 어둠 사이 나의 우울만이 유일하게 자리 잡고 있노라면 도저히 그를 피할 수 없게된다. 따뜻하게 감싸안는 사람의 온기와 달리 그가 나를 감쌀때면 끝없이 한기가 맴돌아 차가워졌다. 스스로가 그 우울을 떨치려 눈을 감으면 굳게 닫힌 눈꺼풀 사이로 눈물이 흘렀다. 터져나오지 않는 감정과 의도치 않게 흘러나오는 눈물은 정말 상반됐다. 나는 내 몸 하나 제대로 알지 못하는데 무엇을 책임지고 무엇은 선택하는걸까. 내가 흘리는 이 눈물이 유일한 도망이었다. 내 우울을, 내 감정은 누군가에게 털어놓는다하여 괜찮아지는 것이 아니었다. 그래서 눈물에 감정을 담아 흘렸다. 공기중으로 증발되어 사라지기를 바라면서. 그러나 그저 잠시 잊혀지는 것이었다. 흐르는 눈물에 내 기력이 담겨 구멍난 항아리마냥 무기력해진다. 하지만 눈물이라도 흘려 지치지 않는다면 나는 이 우울에 내 손목이라도 그어버릴까 되려 겁이 났다. 어느 누군가는 회피하지 말라며 말하지만 내가 지금 이 감정을 눈 앞에 마주한다면 나는 과연 살아남을 수 있을까. 깊게 패이는 내 핏줄 사이로 검붉은 피가 흘러나올테고 나는 흐르는 것을 막지도 않은채 그대로 흘릴텐데. 나는 아침의 해가 떠오를 때 그 옅은 숨이 붙어있을까. 우울은, 내가 잡지 못하는 감정은 결코 잡으려 하지않는다. 그저 내가 이 감정에서 살아남기를 바라고 바랄 뿐이다. 유일히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눈물을 흘려 나를 무기력하게 만드는 것이고 아침 해가 오기 전에 지치게 만들어 잠에 들게 하는 것이다. 집어삼켜지는 것과 동화되면 그 때는 어찌해야하는지 대책조차 없지만 그 대책을 세울 여력이 없다. 삼켜지는 이 순간 발버둥치며 그저 한순간을 숨쉴 뿐이다. 속절없이 아무런 개연성없이 써지는 내 문장들 사이에, 내 감정들이 조금씩 박힐 때 누군가 이 글을 발견하고 내 우울에 동화되어갈 때 부디 이 글을 당장이라도 멀리하기를 바랍니다. 그리고 차라리 울기를 바랍니다. 막혀 흘러나오지않는 것들을 강제로라도 막을 수 있는 이 방법이 나의 최선책이기에 차라리 울기를 바랍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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