난 잘 살고 있다

피자먹고싶은 슈크림빵 2021. 6. 8. 00:16

분명 내가 살아있는가에 대해 회의감이 들기 시작할 때 나는 조급해진다. 내가 올바른 길을 걷고 있는가에 대해 의심이 들기 시작할 때 나는 그 자리에 주저앉는다. 조용히 무너지고 조용히 가라앉는다. 내가 걷고자 하는 방향이 헷갈리기에 그저 앉아서 가라앉는 것이고 살고자 그대로 멈춰서는 것이다. 조급해지기 시작하면 무너짐을 모르고 영영 내 존재를 잃을까봐 멈춰서는 것이다. 그리고 나는 되뇌인다 잘 살고 있다고. 나는 잘 살고 있다 여전히 숨을 쉬고 무너지고 가라앉음에도 나는 잘 살고 있다. 소리없이 울고 내 의지가 사라진 그날부터 나는 소리내어 우는 방법을 잊어버렸지만 나는 울부짖을 수 있고 끊임없이 그리워할 줄 안다. 조급해진 나는 나의 눈물로 나를 멈춰세우고 내가 의지한 그에게 미소짓는다. 나는 잘 살고 있다고.